'청각'으로 '바라보는' 신기술 등장
영화 '데어데블'에는 방사능에 노출되어 시력을 잃었지만, 다은 감각들을 발달시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주변 지형지물에 반사되는 음파의 진동을 느껴 시각(이미지)로 인식한다는 원리입니다.
지난 2012년이스라엘 히브리대 산하의 아메디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가 뇌의 각 부위가 특정 감각만을 담당한다는 기존의 학설을 완전히 뒤엎고, 영화속에서만 있을 법한 일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시각정보를 '소리'로 전환한 뒤 이를 시각장애인에게 들려주면 이를 마치 앞을 보듯이 이미지로 인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산하의 이스라엘-캐나다 공동 의학연구소(IMRIC)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선글라스와 헤드폰을 끼고 실험실 내부를 돌아다니며 주변의 물체를 만지는 훈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그저 헤드폰을 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보통 사람이지만, 이들이 착용한 것은 감각대체장치(SSD)입니다. 하나의 감각정보를 다른 감각정보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원리는 이렇습니다. 선글라스 앞면에 부착된 소형 영상카메라가 물체나 풍경을 촬영하면 영상이미지가 미니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으로 전달됩니다. 특수 알고리즘을 탑재한 프로그램이 시각정보를 청각정보로 바꿉니다. 시각장애인은 헤드폰을 통해 이른바 ‘소리풍경(soundscape)’을 듣고 주변 상황을 인식합니다.
이를 이용하여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청각으로 시각을 대체하여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중에 시각장애에 시달리는 사람이 2억 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기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청각디스플레이'(Auditory Display)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생소합니다. '청각->이미지(시각)화'에 대한 가능성이 사실로 증명된 지금, 표시(表示)라는 개념의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청각디스플레이' 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알까요? 10년 뒤면 청각장애인들도 영화를 '보게' 될 날이 오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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